천국과 지옥의 차이

by 조현삼 posted Jul 06,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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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포스트 1993년 7월호에 실린 글인데 여기로 옮겨 놓았습니다.

천국과 지옥을 둘 다 가보고 싶어한 랍비가 있었다. 하나님께서 흔쾌히 부탁을 들어 주셨다. 랍비는 이름이 붙어있지 않은 한 문앞에 도착했다.

그는 떨며 그의 앞 열린 문으로 온통 잔칫상이 차려진 방 안을 보았다. 탁자가 하나 있었고, 그 중앙엔 먹음직스런 요리가 김을 내고 있었다. 냄새와 향기가 식욕을 자극했다.

식사하는 사람들이 손에 큰 숟가락을 들고 탁자 주위에 앉았으나 배고파서 소리를 지르며 끔찍한 광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그들은 음식을 먹으려 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어 하나님을 저주하며 포기했다. 그들에게 준 숟가락이 너무 길어서 입에 닿을 수도, 음식을 혀에 가져갈 수도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엄청난 요리가 그들 앞에 있었지만 그들은 이 긴 숟가락 때문에 쫄쫄 굶고 있었다.

랍비는 곧 그들의 비명이 지옥의 고통인 것을 알았고,  그러자 그 문이 그의 앞에서 닫혀졌다.

그는 눈을 감고 기도하며 그 끔찍한 장소로부터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간구했다.  눈을 다시 떴을 때 그는 저으기 실망했다. 똑같은 문이 그의 앞에 나타났고 그 문도 이름이 없었다.

다시 그 문이 열리며 똑같은 방이 보였다. 아무것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그는 공포감에 마구 소리를 지르고 싶은 지경이었다. 탁자가 있었고, 중앙엔 김이 모락모락 오르고 있는 대접이, 그리고 그 주위엔 똑같
은 사람들이 똑같은 숟가락을 손에 들고 있었다.

하지만 비명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고함과 저주는 축복의 말로 변해 있었다. 아무 것도 변한 건 없었지만 모든 것이 변해 있었다. 똑같은 긴 숟가락으로 그들은 팔을 뻗어 서로의 얼굴로 가져갔고 서로의 입에 음식을 넣어주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었다.

랍비가 그 축복의 말들을 들었을 때 그 문은 닫혔다. 그는 허리를 굽혀 꿇어 앉으며 역시 하나님께 감사를 올렸다. 그에게 천국과 지옥의 본질을, 이 둘을 가르는 실로 머리카락 하나의 차이 같은 간격을 보여주신 하나님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