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두 마리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는 늑대 한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 늑대는 양의 고기 맛을 결코 잊지 못하는
교활한 놈이었습니다.
그러나 늑대 혼자서 양 둘을 당해낼 수 없었습니다.
숨어서 기회만 엿보고 있었습니다.
어느 몹시도 무더운 여름날이었습니다.
양 둘이 물을 마시러 옹달샘터에 나왔습니다.
그런데 두 양은 `누가 먼저 물을 마실 것인가'라는
지극히 사소하고도 가벼운 문제로 말다툼을 시작했습니다.
한판 격투까지 벌이게 되었습니다.
승부는 쉽게 나지 않았습니다.
코피가 터지고 귀는 찢어졌습니다.
마침내 둘은 눈썹조차 까닥할 수 없을 만큼
지치고 말았습니다.
그때 늑대란 놈이 나타났습니다.
아주 여유 있게 양의 목을 차례차례 물었습니다.
-목마르거든 91년 9월호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