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쨰날에 몽골에 도착하니, 한국과 다른 시원한 공기와 광할한 대지가 반겼습니다. 생전 처음으로 외국 땅을 밟았다는 사실이 좋았습니다. 그 때는 몽골의 건축물, 풍경등이 모두 새롭게 느껴져서 사진을 많이 찍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역은 셀렝게라는 지역의 현지 교회에서 진행되기에, 다음날 기차를 이동했습니다. 가는 기차에서 성현이의 생일을 축하해줬습니다. 케이크가 많이 뭉개져있었지만, 기뻐하는 성현이를 보고 저도 좋았습니다. 그 후 수다를 떨다가, 침대에 누워 잠잘 준비를 했습니다. 그 떄 부정적인 생각이 올라왔습니다. '어차피 이 것도 지나갈 텐데 의미가 있을까. 한국으로 돌아가면 나는 그대로 일텐데.' 그렇게 뒤척이다가 다음날을 맞이했다.
셋째 날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엄재옥권사님과 이종화집사님 청년부인 보원이 그리고 현지 교인 분들과 마을을 돌며 전도를 하였습니다. 이틀동안 교회에서 공연 및 성경학교에 초대한다는 문구가 적힌 물티슈와 간식 꾸러미를 드렸습니다. 당시 비도 내렸고 많이 걸었는데, 뛰어다니며 전도를 하시는 권사님과 집사님의 적극성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 덕분에 전도 물품이 다 떨어져 모든 팀 중 가장 빠르게 전도를 끝냈습니다.
시간이 지나, 교회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교회는 4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크기였는데, 그에 약 2배 되는 사람들이 모였고, 한국에서는 보지못한 광경에 놀라웠습니다. 공연을 하면서, 제가 중앙에 위치해 있어, 미소를 지어야했습니다. 공연하는 내내 앞자리 어르신께서 저를 보고 웃어주셨고, 그를 보며 저도 연습때는 잘 나오지 않던 기쁨의 미소가 나왔습니다.
넷째 날, 아이들과 함께 여름성경학교를 진행하였습니다. 목사님이 기타를 들고, 아이들이 둘러쌓여, 몽골어로 찬송을 부르는 모습을 촬영했는데, 그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은혜로웠습니다. 권사님, 집사님들께선 음식을 만드셨고,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게 행복했습니다. 떡볶이가 매웠는지, 애들은 물을 계속 원했습니다. 따로 정수기가 없어 제가 20L 되는 물통으로 직접 나눠줬는데, 무거워서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건우, 다은이와 청년부 사람들이 현지 아이들과 재밌게 놀아주는 것을 보며, 그들의 능력이 부러웠고, 동시에 감사했습니다. 저는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하였기에, 대신 열심히 짐옮기고, 풍선칼을 만들었다..
현지 교회에서 일정을 마치고 그날 밤 기차를 타고 수도로 떠나야 했는데, 폭우로 인해 기차가 못 올수도 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설령 기차를 타더라도 다음날 일정은 비로 인해 미지수가 되었습니다. 극적으로 예정보다 1시간 늦게 기차가 도착했습니다. 기차를 타고 수도에 도착했는데, 놀랍게도 비는 커녕 하늘은 너무나도 맑았습니다. 예보상으로도 강수 확률이 90프로였는데, 그걸 보면서 하나님이 우리를 챙겨주심을 느꼈습니다. 덕분에 마지막날에 태를지 국립공원에서 말을 타고 초원을 시원하게 달렸습니다.
몽골 선교는 올해 가장 잘한 일이었습니다. 2023년이 되었을 때 저는 성인이 된지 3년이 지났음에도, 이룬 것이 없어서, 제가 무능력함에 하루하루 죽어간다는 느낌에 괴로웠습니다. 변하는 친구들의 소식과 아직도 제가 고등학생 같다는 느낌이 저를 짓눌렀습니다. 일주일 동안 하루에 15시간이상 잔적도 있고, 한달 가량 밖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이 순간으로부터 도망가고 싶었습니다. "아직 23살이니깐 괜찮다. 아직 전역한지 얼마되지도 않았다." 식의 상담과 위로는 저에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과, 그런 말은 제 물질적인 조건에 비추는 위로이지 제가 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들도 저를 생각해서 하는 말임을 알기에, 저는 겉으로 덕분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해야 했습니다.
몽골 선교는 악의 굴레를 끊게 해줬습니다. 저는 사람들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때 삶의 의미를 느낀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사회서는 재력과 능력을 이에 대한 조건으로 여기기에 중요시합니다. 통상 사회에서 말하는 꼰대들, 나쁜길에 빠진 사람들도, 도움을 통해 의미를 찾고 싶어서, 그리고 타인에게 자기 자신을 투영시키며 잔소리를 합니다. 남을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정작 구원하고 싶은건 자기 자신일지도 모릅니다. 몽골 선교는 저에게 끝없는 초록색 바다를 보여줌으로서 세상의 넓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면서 사람들에게 . / 어쩌면 수많은 또 다른 나에게 선한 영향력과 미소를 나눠 줄 수 있게 해줬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삶은 순간순간에 충실하면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저에게 주심으로 저를 구원하셨습니다.
몽골 선교를 저에게 제안해주신 정목사님과 유나누나, 선교활동을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담임목사님을 포함한 한국에서 기도를 해주신 교인과 제 가족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을 하나님께 드리면서 감사함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