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 몽골 단기 선교를 마치고 돌아온 청년부 김하은입니다. 사실 몽골에 있던 순간에도, 몽골을 다녀온 직후에도 정리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하나님이 인도하시던 그곳의 시간과 상황이 선명한 감각이 되어 몸 어딘가에 오랫동안 머무르고 있었거든요. 한국은 여전히 미지근한 비가 쏟아지고 있었고, 선교를 출발하기 전 깜빡하고 두고 간 우산은 처음과 같은 자리에 놓여 있었습니다. 눅눅한 방바닥에 누워있으면, 누군가의 살갗 위로 번져나가던 무수한 동심원의 무늬들이 그려졌습니다. 우리는 함께 비를 맞았고, 몸 어딘가에 머무르고 있었던 그 선명한 감각은 어쩌면 참 시원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는 생각을 했습니다. 언어가 다른 소매 사이를 마주 넣었던 순간들이 고요히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선교를 출발하기 전 가장 소망했던 것은 저의 생각보다 더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계신 하나님을 체험하고 느끼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일하시겠지, 이렇게 응답해주시겠지, 라는 고정관념이 ‘자만’이라는 감정에 은닉되어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번 선교를 준비하는 과정과 그곳에서 임하는 시간을 통해 이러한 고정관념이 사라지게 하셨습니다. 결국 합력하여 선이 되게 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이번 현장을 통해 다시금 체험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그곳에서 큐티를 하면서 하나님의 성품을 그려보던 시간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제가 느낀 하나님은 인격적인 하나님이셨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기도를 하는 시간은 하나님과 대화를 하는 시간이었는데요. 어느 날은 재잘대기도 하고, 또 어느 날은 어린 아이처럼 떼를 쓰기도 하고, 다시 울고, 웃고, 감사하고. 그 사이로 자라난 내밀한 언어들이 하나님과 저만이 가진 둘만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말씀의 열매가 자라나고, 그 열매가 마침내 하나의 형태와 부피가 되어 저의 삶이 되었을 때 저는 하나님의 성품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안에서 평안을 누릴 수 있는 삶이 너무도 감사했습니다. 몸도, 마음도 성장을 하면서 점차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하나님을 아빠, 라고 부르기 시작했던. 어느 순간부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선교는 타지에서 또 다른 하나님을 체험할 수 있었던 귀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일상을 벗어난 곳에서 다시 일상이 기억되고, 그 이전부터 고유하시고 완전한 하나님의 계획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장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함께하심이 중요하다는 것, 어디를 가든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심을 늘 기억해야겠다는 다짐이 점차 자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많이 부족하고 나약하지만, 분명히 다시 넘어지겠지만 또 하나님을 완연하게 붙들고 일어서겠습니다. 이번 선교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신 권사님들, 집사님들 청년들, 아이들, 그리고 목사님 너무도 사랑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사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