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필리핀 재난구호 현장입니다

by 이도수 posted Nov 2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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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태풍 '하이옌' 으로 큰 피해와 사상자와 이재민이 발생한 필리핀입니다.  지금은 한국 시간으로 11월29일 금요일 오전입니다. 화요일(11/26) 저녁 한국을 출발해서 오늘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내일 토요일 새벽에 도착하게 됩니다. 숙소를 나오기 전에 한국으로 글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우리 교회 홈페이지에 올렸던 소식을 중심으로 칼럼용 글을 정리했습니다. 그래서 글에는 요일별로 정리하면서 날짜를 넣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데 도움이 되시라고 먼저 알려드립니다.

 

월요일(11/25) 아침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이하 봉사단) 사무국장인 이석진목사님이 전화를 주었습니다. 어제 밤부터 수 차례나 전화했었다고 하면서 필리핀 2차 재난구호를 가면 좋겠답니다. 봉사단 단장 조현삼목사님과 팀들이 그렇게 의견을 모아서 연락을 했다고 합니다. 태풍 하이옌으로 필리핀이 고통을 당하게 되면서, 봉사단에서는 태픙 피해를 당하자마자 긴급하게 필리핀 타코로반으로 구호를 발 빠르게 다녀온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광염교회에서도 함께 가서 구호를 하고 싶었지만 여건이 안 되어서 1백만 원의 구호성금을 봉사단으로 보냈습니다. 봉사단을 통해서 고통받는 필리핀 이재민들이 구호품을 받고 예수님의 사랑이 전해지길 기도했습니다.

 

봉사단에서는 2차 구호를 준비하면서 성금을 보내준 광염의 뜻을 가진 교회들이 구호활동을 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섯 개 교회 목사님들이 한 팀이 되어서 2차 구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대전광염교회, 우리광염교회, 강동광염교회, 대구광염교회, 외대교회 이렇게 다섯 개 교회입니다. 서울광염교회와 여러 교회가 보내 준 288백 달러의 구호금을 들고 가게 되었습니다. 구호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이재민들에게 도움과 구호물품들이 잘 전해지길 기도하며 우리 교회 홈페이지에도 기도를 요청하며 출발했습니다.

 

지난 화요일(11/26) 저녁 인천공항을 출발해서 필리핀에 밤 늦게 도착하여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고 새벽3시쯤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수요일 아침 일찍부터 힐루동안이란 섬에 들어가서 구호를 진행했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섬에 왜 그리도 사람이 많은지 놀랐습니다. 쌀과 빵을 나누고 집이 전파된 20여 가정을 위해서 목재도 사서 배에 싣고 들어가서 나누었습니다. 더 나누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뒤로 한 채로 섬을 빠져 나와야 했습니다. 다음날 사역을 위해서 필리핀 현지 교회와 협력해서 구호물품 포장 작업을 저녁 늦게까지 했습니다. 목요일(11/28) 새벽6시에는 북쪽에 있는 보고시티와 반따얀이란 지역으로 구호 물품을 실은 트럭과 함께 출발하려 합니다. 현재 3,750개의 구호용 비닐 봉투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3,750가정에 구호품을 나누는 것입니다. 그 봉투 안에는 쌀2kg, 통조림4, 라면4개 등을 담았습니다. 필리핀 이재민 가족들이 일주일은 먹을 식량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새벽5시부터 깨어서 보고시티와 반따얀 지역으로 전 날 밤 늦게까지 준비해 놓은 구호물품을 가지고 3.5톤 정도 되는 큰 트럭 1대와 2톤 정도의 트럭 2대로 출발했습니다. 몇 군데 마을을 돌면서 어려운 이재민들에게 구호품을 나누는 감동이 있었습니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듯한 눈빛, 그래도 행복하게 반겨주는 얼굴 등등 내게 있어서 이 분들은 슬프고, 아름답고, 신비롭고, 행복한 얼굴들이었습니다.

 

이제 마트에서 장을 보려고 합니다. 가장 피해가 컸던 타코로반에서 이곳 세부섬으로 피난 온 몇 개 가정을 위해서 여러 가지 생필품과 쌀 등을 사서 나누어 주려고 합니다. 그리고, 긴급한 상황에서는 놓칠 수 있는 생활용품을 구입하려고 합니다. 속옷, 양말, 생리대, 분유, 화장지, 치약, 칫솔, 비누 등등입니다. 이런 품목을 사서 현장에 가서 직접 나누는 것까지는 우리 팀이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오늘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곳 필리핀에 있는 훌륭하게 구호 사역을 잘 하고 있는 필리핀 현지 교회인 시티교회가 있습니다. 물품을 사서 포장하는 일을 시티교회와 함께 했었습니다. 시티교회가 없었다면, 우리가 이 많은 일들을 소화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시티교회에 구호물품을 사서 이재민들에게 잘 나누어 달라고 맡기고 우리 팀은 돌아갑니다. 세계 어디를 가도 교회가 있어서 좋습니다. 그곳의 지역 교회와 목사님들이 네트워킹이 되어서 어렵고 힘들 때에 서로 힘이 되어 주니 너무나 좋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12/2)부터는 봉사단에서 3차 구호팀이 이곳 필리핀으로 들어 온다는 이야기를 서울과 통화하다가 들었습니다. 강도 만난 사람을 도와주고, 싸매주고, 치료받게 해주고, 먹여주었던 사마리아인처럼 '너희도 그와 같이 하라'는 예수님 말씀처럼 했습니다. 이곳 필리핀이 희망을 다시 찾고 재건 되어져 살아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