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누리는 평범함은 특별함입니다

by 이도수 posted Dec 2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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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보에는 이름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누가 누구를 낳고 누구를 낳고 했는지가 기록되어 있어서 누구의 몇 대 손이며 누구의 아들이며 손자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서 수 백 년이 지나도 족보가 남아 있다면 뿌리를 알 수 있습니다. 성경에도 족보가 많이 나옵니다. 누구는 누구를 낳고, 누구는 누구를 낳고 계속 이렇습니다. 사람 이름과 그 아들의 이름과 또 그 아들의 이름이 계속 기록되어 있습니다. 특별한 사건이나 업적도 거의 없습니다. 그저 이름만 기록되고 있습니다. 족보이기 때문에 물론 이름이 제일 중요하겠지만, 수 백 년을 살았는데 그냥 이름만 기록되기는 참 아쉽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사람의 인생을 태어나서 죽었다는 것으로만 표현하기에는 너무 부족합니다. 우리가 아무리 평범한 인생을 살았다고 해도 사람마다 그 인생은 다 소중합니다. 여러분은 대단한 일을 이루지 못했고 해놓은 일이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족보에 단순히 이름만 기록되는 평범한 삶이라 할지라도, 여러분의 삶은 귀하고 소중한 것입니다. 여러분의 한순간 한순간이 귀중한 것입니다. 남편들이 회사에 나가서 열심히 일하고 돈 벌어 오는 일이 귀한 일입니다. 물론 요즘은 맞벌이들을 하시기 때문에 여자들도 직장 생활을 하시는 분도 많습니다. 직장 생활하랴, 집안 살림하랴 참 수고가 많습니다. 전업 주보들도 집에서 티도 나지 않는 살림을 하려고 하니 얼마나 대단합니까? 맨날 하는 일이기 때문에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듯합니다. 그러나 안 하면 금방 티가 나고 집안이 엉망이 되어집니다. 아내가 그래도 매일 매일 청소하고 빨래하고 살림을 하기 때문에 집안이 깨끗하게 유지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얼마나 다사다난했겠습니까? 희로애락을 겪으면서 얼마나 아파하거나 슬퍼하거나 기뻐하거나 행복해 했겠습니까?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잘 해오셨습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그렇게 평범한 행복도 누리지 못했습니다. 100살이 될 때까지 자녀가 없었습니다. 결혼하면 자녀를 낳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닙니까? 결혼해서 부부가 되면 자녀를 낳아서 기르는 것이 당연합니다. 심지어 어떤 부부는 원하지도 않았는데 아이가 들어섰다고 하면서 고민합니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할까? 낳아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당연히 낳아아죠!) 잉태하고 자녀를 갖는 것은 평범하고 쉬운 것만은 아닙니다. 우리 나라 10쌍의 부부 중에서 3쌍이 난임이라는 발표도 보았습니다. 사실 우리는 출생부터 특별한 것입니다. 몇 십억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여러분과 여러분의 자녀가 태어난 것입니다. 그냥 우연히 만들어진 존재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가 있어야 태어나는 것입니다.

 

우리 부부는 결혼한 지 10년이 지나도 자녀가 없었습니다. 입양을 결심하고 1년간의 절차를 밟았습니다. 그러나 아이를 만나보고 데려와도 되는 날에 데려오지 못했습니다. 그냥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허무하고 허전했습니다. 그 후에 하나님께서 잉태하는 복을 주셨습니다. 결혼한 지 11년 만에 결국 아이를 안는 복을 주셨습니다. 내가 아는 어떤 부부는 아이가 하나라서 둘째를 갖기 위해서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보약도 먹고, 다이어트도 하고, 음식도 가려 먹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좋은 소식이 없습니다. 이 땅에 태어나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닙니다. 그것도 230여 개국이 되는 세계에서 대한민국에 태어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누리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우스갯소리로 우리만 모르는 대한민국에 관한 3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그 첫 번째가 우리나라를 세계 많은 나라들이 얼마나 부러워하는지를 우리만 모른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간 만에 민주화, 산업화, 그리고 선진국 문턱에 다다른 나라입니다. 우리나라는 잘 사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원조를 받던 나라가 원조를 하는 최초의 나라입니다. 여러분을 부러워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아브라함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아브라함은 믿음의 조상이라는 놀라운 복을 받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아브라함은 평범한 행복을 누릴 수 없었습니다. 자녀가 없어서 아무리 맛있는 것을 먹어도 별로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아내인 사라는 매 달마다 좌절해야 했습니다. 이번에도 실패구나, 또 실패했구나. 어떤 달은 느낌이 달라서 성공했을까 기대했지만 실패로 인한 좌절이 기대한만큼 더 컸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경수가 끊겨서 더 이상 자녀를 가질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둘째 부인을 얻어서 아들을 낳아 아브라함은 좋아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아이가 아니라고 하시니 아브라함은 얼마나 속이 터질 지경이었겠습니까? 아브라함과 사라는 일상을 즐길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남들이 다 누리는 평범한 행복을 누리고 싶었습니다.

 

얼마 전 오랜만에 ‘어바웃타임’이라는 가족의 사랑을 그린 영화를 보았습니다. 한 청년이 사랑을 찾아서 집을 떠납니다. 그 청년이 한 여인을 만나게 되고 사랑에 빠집니다. 사랑하는 여인을 얻기 위해서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결국 그 여인을 얻습니다. 두 사람은 부부가 됩니다. 그리고 아이를 낳고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부모와의 사랑, 형제 사랑, 그리고 가족들의 희노애락을 그리고 있습니다.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잔잔한 감동이 있는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통해서 일상의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배우게 됩니다. 크고, 위대하고, 특별하고, 화려한 것을 소유해야만 행복이 아니라, 진정한 행복은 일상에서 만나는 것입니다.

 

저는 목사로서 사역을 통해 얻는 기쁨과 즐거움과 보람과 행복이 참 큽니다. 그런데 일상에서 얻는 잔잔한 행복이 있어야 사역의 행복도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도 아내와 함께 있으면서 딸의 재롱과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기쁨이 있고 그 때에 느끼는 평범하고 잔잔하지만 위대한 행복감이 밀려옵니다. 우리에게 평범함이 없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렇다면 평범함을 그리워하게 됩니다. 부모 있는 것이 당연히 평범한 것이지만 부모 없이 크는 아이들을 보십시오. 그런 아이들처럼 불행하고 안타까운 아이들이 또 있을까요? 인기 연예인들은 인기와 화려함과 돈에 둘러 쌓여 있기 때문에 평범한 삶을 그리워하기도 합니다. 여러분이 가진 평범함 속에 있는 행복을 누리십시오. 그리고 그 행복을 나누십시오. 여러분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여러분은 하나님의 왕 같은 제사장입니다. 여러분은 하나님의 거룩한 나라이며 자녀입니다. 여러분은 하나님이 지명하여 부르신 하나님의 특별한 보물입니다.

 

아이티에는 진흙빵을 먹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캄보디아에는 몸을 팔아 생계를 꾸리는 소녀들도 있습니다. 케냐의 키베라와 가리오방기에서 산 같은 쓰레기더미를 뒤져서 먹을 것을 찾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인도의 겐지즈강의 더러운 물을 떠 먹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스리랑카의 홍차밭에서 찻 잎을 따는 소녀들, 그 소년들은 평생 그곳에서 찻 잎을 따다가 죽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누리는 평범함 조차도 생각할 수 없습니다. 2009년 통계로, 태어나서 4주 이내에 죽는 신생아 사망률이 한국은 2.2명 인데 비해서, 북한은 18.1명이고 아프리카 말리 50명, 소말리아 53명이라고 합니다. 태어나서 꽃도 펴보지 못하고 죽는 아이들이 이렇게 많습니다. 가깝게 우리 지역에도 우리가 손 잡아 줄 아이들이 많습니다. 이번에 성탄절에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수업료를 내지 못한 네 명의 고등학생에게 성탄감사헌금으로 45만2천7백 원 하는 1분기 수업료를 네 명에게 지원했습니다. 급식비 7만원과 교과서비 13만원을 내지 못한 두 명의 11명의 학생에게 급식비와 교과서비를 지원했습니다.

 

우리는 이미 평범한 듯 하지만 특별한 은혜와 사랑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너무 특별하려고 발버둥치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는 이미 특별한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은 사람입니다. 왕같은 제사장, 거룩한 나라, 그의 소유된 보물같은 자녀입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