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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 전에 여섯 살 짜리 딸이 유치원에서 실내 놀이동산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에 다녀온 뒤로는 아빠가 집에만 오면 놀이기구를 태워달라고 합니다. ‘햇님달님’ ‘신밧드의모험’ ‘롤러코스터’ 등등, 그곳에서 나름대로 재미있게 탔던 놀이기구 이름을 대면서 아빠한테 그것 비슷하게 태워달라고 합니다. 그리곤 딸은 몸을 아빠인 내게 전적으로 맡깁니다. 아빠가 실수로 놓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나는 이제 앞으로 1~2년 후로는 이런 아빠 놀이기구를 태워주지 못하겠구나하는 마음으로, 다소 무리가 되지만 열심히 태워주곤 합니다. 아이는 진짜 놀이기구를 타는 것처럼 소리를 지르면서 좋아합니다. 아이에게 두려움은 없습니다. 아빠가 자기를 놓쳐서 다칠 수도 있다는 염려는 전혀 없습니다.

 

아브람은 두려워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하나님이 환상 중에 “아브람아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의 방패”라고 하신 말씀을 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브람은 롯과 가족들을 전쟁에서 찾아옵니다. 전쟁에서 이긴 댓가로 엄청난 전리품도 챙겨옵니다. 그렇지만 큰 전쟁에서 승리한 아브람은 대적의 연합군에게 보복과 반격을 당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떤 큰 일을 마치고나면 찾아올 수 있는 엘리야의 낙심 같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엘리야 혼자서 950명의 거짓 선지자들과의 영적싸움에서 승리한 후에 아합 왕의 부인 이세벨의 위협을 받습니다. 그렇게 용기 있던 엘리야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이 생명을 부지하기 위해서 그는 광야로 도망갔습니다. 그리고 로뎀나무 아래에서 낙심하며 죽여달라고 했습니다. 아브람에게도 혹시 찾아 올 대적들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내가 너의 방패가 될 것이라고 안심을 시켜주시는 겁니다. 그렇지만 아브람에게 있어서 정말 큰 걱정과 두려움은 다른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에게 상속자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오늘날은 세상이 많이 바뀌었지만, 우리나라도 십수년 전만해도 가문의 대를 이어야 한다는 절대 절명의 사명이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남아선호사상이 있었습니다.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아무리 많은 딸이 있어도 아들 하나만도 못한 그런 풍조가 이 땅에도 얼마 전까지 있었습니다. 아브람이 살고 있던 고대 근동 지역에도 아들이 있어야 했던 것은 더할 나위 없습니다. 그래서 아들이 없는 사람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후사를 만들었습니다.

 

아브람의 나이가 이제 80이 훨씬 넘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 평균 수명이 150세 이상이긴 했지만 자녀를 가질 수 있는 나이가 지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하나님이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지시하는 땅으로 가라고 하신 말씀을 따라서 고향을 떠나 온지도 벌써 7~8년이 지났습니다. 분명히 그 때에 하나님께서 하신 약속이 있습니다.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너에게 복을 주어 너의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의 근원이 될지라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를 인하여서 복을 얻을 것이니라“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큰 민족은 커녕 대를 이을 아들 하나도 없는 신세입니다. 그러니 아브람이 얼마나 상심하고 염려하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겠습니까?

 

자, 이렇게 염려하고 두려워하고 있는 아브람에게 하나님이 나타나셔서 말씀하십니다. “아브람아 두려워 말라 나는 너의 방패요 너의 지극히 큰 상급이니라” 하나님은 참 좋으신 분이십니다. 아브람의 마음을 파악하시고 나타나셔서 용기와 격려의 말씀을 해주십니다. “내가 너의 보호자가 될 것이며, 인도자가 될 것이다” “내가 너에게 최고의 상이니까 아브람아 걱정하지 말아라”하시는 말씀입니다. 이 얼마나 놀라운 말씀입니까? 온 세상의 창조주이시며 모든 만물을 다스리시는 지혜와 능력과 권세의 하나님이 방패가 되시며 상급이 된다고 하시는데 이것보다 더 큰 복이 어디 있습니까?


그러나 아브람은 매우 시큰둥한 반응을 합니다. “하나님, 내게 무엇을 주시렵니까? 하나님이 방패이고 상급이라고 하시는데 그렇다면 눈에 보이는 무슨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것들이 있어야 하지 않나요? 저에게는 아들이 없습니다. 지금 상속자 하나도 없는 상황인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씀입니까?”

 

당신은 어떻습니까? 예수를 믿고 신앙 생활을 그래도 해보려고 하는데 당신도 그렇지 않나요? “지금 전세금 올려줘야 합니다” “우리 아이 교육시키려면 돈이 이 정도는 있어야 그래도 빠듯이 애들 과외시키고 먹고 살 수 있습니다, 그래도 애들 대학은 보내야 되쟎아요?” “지금 당장 사업을 좀 키워보고 싶은데 돈이 없습니다” “여전히 하는 일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당장 우리 애가 취업도 못하고 있습니다” “당장 남편이 승진해야 하는데요” “이 병에서 빨리 나아야 하는데요” 지금 뭐가 돼야 하는데, 그게 이루어져야 하는데, 합격해야 하는데, 성공해야 하는데, 나아야 하는데, 점점 나아져야 하는데, 그런데 아직, 아직, 아직 만족스럽지 않고, 답답하고 불안한 상황입니까?  

“하나님이 방패요, 상급이라는 것도 좋지만 그것 말고요, 실제적으로 눈에 보이고, 돈이 되고, 현실적으로 해결되고, 되어지는 것을 보여주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혹시 이런 마음이지 않습니까?

 

아브람은 그래서 하나님께 하소연합니다. “하나님 그래서 집에서 자라서 성장한 내 종 엘리에셀을 내 상속자로 삼았습니다. 엘리에셀 정도면 그래도 착하고 지혜롭고 똑똑해서 재산을 잘 지키면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아브람하고 비슷합니다. “그래도 남들 시키는 고액 과외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과외 시켜야 하니까 제가 아르바이트 하려고 합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약속이고요. 그래도 빚 안지고 살면서 대학은 보내야 하니까 어떡하겠어요. 제가 하렵니다” “당장 전세금 올려 달라고 하니 은행 융자를 내서 해결하려고 합니다.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든지 전세금을 올려주든지 해야 할 것 같아요” “당장 엄마가 치매라서 방법이 없네요, 요양보호소에서 더 지내셔야 할 것 같은데 별 나아지는 것은 없고, 더 악화만 되시는 것 같아요, 엊그제 다녀왔는데 저도 잘 몰라보시는 것 같아서, 너무 속상해요, 그렇다고 집에 모셔 올 형편도 안 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이 방패이며 지극히 큰 상급이라는 말씀은 별로 와 닿지 않습니다.

 

당장 여섯 살짜리 아이한테는 과자 한 봉지가 중요합니다. 엄마 핸드폰으로 게임하고 노는 것이 중요하지 '엄마가 너의 방패요, 아빠가 너의 지극히 큰 상급'이라고 하면 전혀 와 닿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사실 조금 있으면, 좀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면, 그 아이에게는 좋은 스마트폰이 생길텐데 말입니다. 나이가 차면 엄마 아빠가 핸드폰 뿐이겠어요, 컴퓨터도 사 주셔서 마음껏 컴퓨터 할 수 있을 때가 있을텐데요. 아이에게는 당장 과자 몇 개에 울고 불고 하면서 엄마를 믿지 못합니다. 휴대폰 한 번 가지고 장난치고 게임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것을 못하게 하면 세상을 다 잃은 것처럼 상심해 합니다. 얼마 있으면 어련히 필요한 것, 좋은 것들을 주실텐데 말입니다. 엄마가 아빠가 그 아이의 방패이며 큰 상급이기 때문에 그 아이는 사실 별 걱정없이 크면 되는데 말입니다.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다시 말씀하십니다. “아브람아, 너의 종은 너의 상속자가 아니란다. 네 몸에서 날 자가 너의 상속자가 될 것이다“하시며 밖으로 데리고 나가십니다. “하늘을 바라보아라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을 셀 수 있나보아라” 하나님은 눈에 보이는 시청각 자료를 사용하셔서 아브람에게 보여주십니다. 아브람은 아들 하나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데 하나님은 하늘의 셀 수 없는 별처럼 주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아브람은 그제서야 마음이 진정 되었습니다. “하나님 알겠습니다, 제가 믿겠습니다” 아브람은 하나님을 믿었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은 아브람의 믿음을 보시고 그를 의롭다고 여겨주셨습니다. 

 

하나님을 아빠로 믿어 드리는 것입니다. 나는 너의 아빠니까 너를 보호하고, 도와주고, 힘이 되어줄 아빠로 믿으라고 하십니다. 딸이 나를 아빠로 믿고 자신의 몸을 다 맡기면서 놀이기구를 타듯이 말입니다. 우리가 어린 꼬마라면 하나님은 무엇이든 다 하실 수 있는 아빠입니다. 그런데 꼬마가 아빠를 못 믿고 자기가 유치원에 다니려면 알바를 해야 하겠다고 하면서 돈 벌겠다고 집 밖을 나간다면 어떻겠습니까? 엄마도 믿지 못하겠고, 밥도 자기가 알아서 먹고, 반찬도 영양분 골고루 식단을 짜서 해서 먹겠다면 어떻겠습니까? 아이들은 아빠가 운전하는 차를 신나게 탑니다. 그런데 아빠가 운전하는데 못 믿겠다고 하면서 승차 거부를 한다면 아빠의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어린 아이가 아빠를 믿고 아빠 품으로 마구 뛰어 내리고, 아빠한테 매달려서 아빠 놀이기구를 탑니다. 아빠를 전적으로 믿는 겁니다. 전적의존, 전적믿음, 전적신뢰입니다.

 

너희가 어린아이와 같지 않으면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 성경은 말씀합니다. 하나님은 그렇게 하나님을 믿어주는 것을 원하십니다. 더 이상의 요구도 없습니다. 믿어만 달라는 겁니다. 믿고 맡기는 것 외에는 더 이상의 요구도 없습니다. 물론, 사람이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도 없습니다. 하나님을 믿으면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고, 상상할 수도 없는 최고의 것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가장 좋은 것을 주실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의롭다고 여겨졌듯이, 하나님이 나의 방패이시며 나의 지극히 큰 상급이심을 믿으면 됩니다. 예수를 믿는 우리에게는 하나님 자체가 복이요, 예수를 믿는 그것이 최고의 복입니다. 하나님이 나의 방패이며 지극히 큰 상급입니다. 믿으면 누릴 수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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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경희 2014.02.13 12:37

    하늘을 타고 나를 도우시는 하나님은 나의 방패시요, 큰 상급이십니다.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