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을 것과 받지 말아야 할 것

by 이도수 posted May 22, 201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조지프 필 전 주한 미8군 사령관(중장)이 2008∼2011년 한국 근무 당시 한국인으로부터 선물을 받고도 신고하지 않은 사실이 미 국방부 감사에서 적발됐습니다. 그 선물 중에 우리 돈으로 160만 원이 넘는 도금한 몽블랑 만년필과 명품 가방이 있었습니다. 다 합치면 3백만 원 이상의 선물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그냥 넘어갈만한 것일 수도 있는데, 미국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필 전 사령관은 오랜 한국인 친구로부터 선의로 선물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미국에서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필 전 사령관은 계급이 한 단계 강등된 소장으로 전역하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주는 대로 넙죽 받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나라도 ‘부정 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일명 김영란법)’이 심의 중에 있다고 합니다.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한 공직자는 대가성과 직무 관련 여부와 상관없이 형사처벌 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아내 사라의 죽음으로 장사지낼 무덤이 필요했습니다. 아브라함은 살고 있던 헷족속에게 매장할 땅을 구입하겠다고 요청합니다. 헷족속은 당신은 우리 가운데 있는 하나님이 세우신 지도자이니 마음대로 눈에 보이는 좋은 곳에 매장하라고 선의를 베푸는 듯 합니다. 그렇지만 아브라함은 막벨라 굴을 지목하면서 그곳을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요청합니다. 그러자 막벨라 굴의 소유주인 에브론이라는 사람이 밭과 굴을 당신에게 드릴테니까 당신의 죽은 자를 마음껏 장사하라고 크게 인심을 베푸는 듯 합니다. 이게 왠 떡입니까? 선물로 주겠다고 하니 얼마나 좋습니까? 그러나 아브라함은 거저 받지 않고 밭 값을 지불하겠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에브론이 말합니다. “땅 값은 은 사백 세겔이나 그것이 나와 당신 사이에 무슨 문제가 되리이까 당신의 죽은 자를 장사하소서”라고 하면서 드디어 본색을 드러냅니다. 헷족속은 선물을 주겠으니 그냥 가져도 된다고 하면서 결국 땅 값을 흥정했던 겁니다. 아브라함은 고스란히 은 4백 세겔을 에브론에게 주면서 그 굴을 사게 되었습니다. 4백 세겔은 꽤 큰 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레미야 선지자가 밭을 17세겔에 구입한 이야기가 예레미야서에 나옵니다. 다윗이 하나님께 번제를 드리기 위해서 오르난의 타작마당을 살 때에 50세겔을 지불하고 샀습니다. 신약시대 하루 노동자의 품삯이 1세겔이었던 것으로 알려집니다. 물론 아브라함 시대와는 많은 시간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아브라함이 막벨라굴 구입 대금으로 은 4백 세겔을 에브론에게 준 것은 대단히 큰 돈을 지불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이 막벨라 굴을 공짜로 받았다면 큰 어려움이 생겼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아브라함이 막벨라 굴을 그냥 공짜로 받았다면 나중에 다시 돌려주어야 하거나, 빼앗길 수도 있습니다. 땅을 다시 돌려달라고 하게 되면 사람을 매장해 놓았기 때문에 돌려주기에 매우 어렵게 됩니다. 돌려주지 않으려면 그 때 가서는 더 큰 의무나 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나는 터키 선교여행 중에, 배낭여행을 하고 있던 한국 남학생을 만났습니다. 그는 친절한 터키인을 만나서 같이 여행하기로 하고 같은 호텔에서 묵었답니다. 그런데 그 터키인이 씻고 있는 사이에 자신의 가방을 통째로 다 집어가 버렸다는 것이었습니다. 중동이나 터키 쪽의 문화가 그런 부분들이 다소 있습니다. 친절한 듯 하면서 속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선물로 가지라고 하면서 나중에는 대단히 큰 돈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가짜나 짝퉁이 매우 많습니다. 중동, 이집트, 터키 등에서는 얼마라고 흥정했다가도 나중에 돈을 지불하려고 하면 더 큰 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가능한 카드는 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카드 결제를 하게 되면 그 카드로 어떤 나쁜 짓을 할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아브라함이 돈으로 그 땅을 사지 않았다면 장사지낸 곳이므로 어떤 요구와 돈과 의무를 짊어져야 했을 수도 있던 것처럼, 우리도 받을 것과 받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주는 대로 넙죽 넙죽 받지 말아야 합니다. 옛날에는 공짜 술 좋아하지 말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공짜는 없다”는 겁니다. 뇌물, 전별금, 향응, 검은 돈과 같이 보이는 것들이나 상처, 저주 등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도 받지 말아야 합니다. “너는 뇌물을 받지 말라 뇌물은 밝은 자의 눈을 어둡게 하고 의로운 자의 말을 굽게 하느니라”(출23:8) “뇌물을 받는 자의 장막은 불탈 것이라”(욥15:34) 상처도 준다고 넙죽 넙죽 받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를 향해서 상처 주는 말을 한다고 해서 믿지 마세요. 그것은 거짓이며, 틀린 말이며, 잘못된 이야기입니다. 그 말에 속아서 받아 먹었다가는 상처를 받을 수 있습니다. “너는 안 돼, 넌 못 생겼어, 넌 못해, 넌 키가 작아, 넌 할 수 없어” 분명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은 확실하다는 겁니다.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사43:1)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 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벧전2:9) “너는 내 아들이라 오늘 내가 너를 낳았다 하셨으며 또 다시 나는 그에게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내게 아들이 되리라”(히1:9) 저주도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를 저주하는 자를 하나님께서 저주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로 말미암아 천하 만민이 복을 받을 것입니다.

 

받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는 반면에 우리가 받아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선물, 칭찬, 도움, 격려, 관심, 그리고 책망도 받아야 합니다. 아브라함은 선의의 선물이 아니었기에 받지 않았지만, 진짜 선물은 주고 받아야 합니다. 선물은 사랑의 화를 누그러뜨리고 분노를 쉬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너그러운 사람에게는 은혜를 구하는 자가 많고 선물 주기를 좋아하는 자에게는 사람마다 친구가 되느니라”(잠19:6) “사람의 선물은 그의 길을 넓게 하며 또 존귀한 자 앞으로 그를 인도하느니라”(잠18:16) 부모님, 스승님, 자녀, 남편, 아내에게 선물을 해야 합니다. 도움도 받아야 합니다. 거절하지 마시고 쭈삣거리지 마시고 그냥 받아들이면 됩니다. 우리 사람은 서로 돕고 도우면서 살아야 하는 존재로 만드셨습니다. 혼자는 할 수 없습니다. 혼자 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 하려는 것은 교만입니다. 거절하지 마시고 도움을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특히, 남자들은 도움 받는 것을 대단히 자존심 상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길도 안 물어봅니다. 많이 헤맨 다음에야 그제서 물어봅니다. 미리 도움을 요청하고 받으시길 바랍니다. 도움을 받는 것도 능력입니다. 칭찬도 받아야 합니다. 어떤 분은 칭찬하면 아니라고 막 손을 설레설레 흔들면서 안 받습니다. 받으세요. 예, 감사합니다로 받으시길 바랍니다. 책망도 받아야 합니다. “지혜 있는 자를 책망하라 그가 너를 사랑하리라”(잠9:8) “훈계의 책망은 곧 생명의 길이라”(잠6:23) 자녀들을 책망 잘 받는 자녀로 키우면 성공합니다. 책망 안에는 지혜가 있기 때문입니다. 책망을 받아야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책망할 때에 삐지거나, 대들거나, 거부하거나하면 자기만 손해입니다.

 

한 마디로 우리는 사랑을 받아야 합니다. 사랑을 받을 줄 아는 사람이 사랑도 할 줄 압니다. 어떤 분은 사랑 받는 것을 힘들어 합니다. 그런 분은 사랑하는 것도 힘들어 합니다. 상처 받기 싫다고 사람도 만나지 않으려고 합니다. 상처 받기 싫다고 사랑하는 것과 사랑받는 것조차 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것처럼 어리석은 짓은 없습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자녀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 태어난 사람입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사랑과 은혜의 선물을 충분히 느끼고 받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사람과 같지 않습니다. 헷족속 에브론은 결국 은 4백 세겔을 아브라함에게 받지만, 하나님은 어떤 것도 받지 않습니다. 거저 주십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믿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무엇인가 해야 그 댓가로 받는 것이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 받는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고, 납득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선물을 그냥 믿고 받으면 되는데 말입니다. 진짜 선물다운 선물입니다. 그럴 때에 구원이 있고, 성공도 있고 행복도 있습니다.

 

받지 말아야 할 뇌물, 전별금, 향응, 검은 돈, 상처, 저주 이런 것들은 사망입니다. 사망은 받지 마시길 바랍니다. 선물, 칭찬, 도움, 책망과 같은 것들은 받아야 하는 것들입니다. 그런 것들은 사랑입니다. 사망은 거절하시고 사랑은 받으시길 축복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