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이 짠 맛을 잃어버릴 수도 있을까요?

by 박현덕 posted Apr 1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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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주일 새벽 6시 예배
장소: 5층 예배실
본문: 마태복음 5장 13절
제목: 소금의 맛을 잃지 않으려면...


소금과 빛에 대한 말씀은 그리스도인이 아닌 사람들도 아는 유명한 말씀입니다. 본문을 대하면서 가장 먼저 은혜가 되는 말씀은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라는 표현입니다. 소금이 되도록 노력해야 소금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으면 모두가 이미 소금이라는 말씀입니다. 우리 서울광염교회에 소속된 모든 성도님들은 이미 소금인 것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본문에 잘 이해하기 어려운 구절이 있습니다. 그것은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이라는 구절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백년지난 소금을 물에 넣으면 무슨 맛이 날까요? 당연히 짠 맛이 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왜 성경에는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이라고 했을까요? 그것은 그리스도인의 역할이 소금의 역할과 너무나도 비슷한데 단 한가지 소금에는 없는 데 사람에게는 있는 것 그것을 경고하는 말씀입니다.

소금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소금은 어디에 가장 많이 있습니까? 예, 바다입니다. 바다에 있는 광물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소금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바다에 아무리 소금이 많아도 염전 안에 가두지 않으면 결코 소금이 될 수 없습니다. 세상에 교회에 다니지 않아도 착하게 사는 사람이 많지만 교회라는 염전 속으로 들어오지 않고서는 그 누구도 소금이 될 수 없습니다. 이미 교회 안에 들어오신 여러분만이 이미 소금인 것입니다.

염전의 입지 조건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일조량과 관계가 있습니다. 1년 365일 가운데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날이 많을 수록 그 염전에는 소금이 많이 나옵니다. 세상에 있는 많은 염전된 교회 가운데 우리 교회는 참 복받은 교회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의 빛이 365일 내내 쨍쨍 내리쬐니 우리 교회에는 굵은 소금이 무지기수로 나올 줄 믿습니다.

우리는 흔히 소금이 두 가지의 역할을 한다고 말합니다. 먼저 소금은 썩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원양어선을 출항하면서 모든 짐들을 덜어버리고 가볍게 하지만 꼭 챙기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소금입니다. 물고기를 잡자마자 소금을 잔뜩 개워넣습니다. 이처럼 소금은 썩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썩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에 있어서 결정적 요인은 그 시기에 있습니다. 소금은 썩기 전에 들어가야 합니다. 썩은 이후에는 아무리 소금을 뿌려도 소용이 없습니다. 썩는 것을 방지하는 소금의 역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기입니다.

둘째 소금은 맛을 내는 역할을 합니다. 맛을 내는 역할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키 포인트가 있는데 그것은 적당량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너무 많이 넣어서 짜거나 너무 적게넣어 싱거우면 아무도 그 음식을 먹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라고 하지만 교회 밖에서 세상사람보다 더 술을 잘 마시고, 고스톱을 치면 늘 따고, 욕은 더 잘하고, 싸움이나 남을 흉보는데 앞장선다면 그것은 소금이 너무 싱거운 것입니다. 반면에 너무나 거룩한 나머지 세상 사람과는 접촉을 아예 끊고 수도원적인 삶을 산다면 그것은 너무 짜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살맛 안나는 세상에 살맛을 주기 위해서는 적당량이 들어가야 합니다.

이처럼 소금이 적당한 시기에 들어가면 썩는 것을 방지하고, 적당량이 들어가면 음식에 기가막힌 맛을 냅니다. 그런데 소금이 맛을 잃는 건 왜일까요? 그것은 소금에는 없는 데 사람에게 있는 것, 곧 주관성과 거역성입니다. 소금은 그 스스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주인이 집어넣는 대로 들어갑니다. 우리 말 속담에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고 했습니다. 주인이 넣는 시기에 주인이 넣는 양만큼 들어가면 소금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인간은 그렇지 않습니다. 꼭 내 생각이 들어갑니다. "이건 합리적이지 않은데요" "다른 방법은 안될까요?" "싫어요, 다른 사람에게 시키세요" 이러한 주관성과 거역성이 소금의 맛을 잃게 만듭니다. 인생의 창조주이신 주님이 가라는 곳에, 가라는 때에 가면 하나님의 역사는 일어나건만 인간은 그 뜻을 거스리고 자신의 생각을 지닌 채 살아가기 때문에 소금의 맛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참 감사한 것은 우리교회의 지난 10년이 교회의 머리되신 주님이 원하시는 대로 원하시는 때에 움직였다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하나님의 원하시는 때에 원하시는 방법으로 움직인 것처럼 성도님들의 삶도 또한 제대로 된 소금의 맛을 내는 삶이 되시길 소원합니다. 내 주관성, 거역성을 버리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나아갈 때에 우리교회와 성도 여러분의 삶이 맛을 잃어가는 세상에 참 맛을 주고, 썩어가는 세상을 썩지 않게 만들 줄로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