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맞짱뜨자

by 이도수 posted Apr 1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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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3남1녀 중에서 남자로서는 둘째 입니다.
몇 번 설교중에 했었던 얘기지만 어렸을 때 둘째 컴플렉스가 있었지요.
그래서 성경에서 둘째만 나오면 관심이 가곤 했습니다.
둘째가 잘 되고 훌륭한 성경의 인물이 나오면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둘째인 야곱이 에서의 축복을 가로채는 부분에서는 속이 시원하기까지 했습니다^^
둘째인 아벨이 가인에 의해서 죽음을 당하는 장면에서는
같은 둘째로서 울분이 넘치고 마음이 아파왔습니다^^
둘째인 에브라임이 야곱에게 장자의 축복을 받는 모습은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오늘 본문(대상6장)에도 둘째가 뜨는(?) 부분이 나옵니다.
그핫이라는 레위의 둘째 아들이 등장합니다(1-2절).
다른 형제들을 제치고 대제사장 아론과 그 후예들을 배출합니다.
헤만이라는 찬송하는 자도 이스할이라는 그핫의 둘째 아들의 후손입니다(31-38).

그러나 사실 둘째만 잘 되고 훌륭한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둘째 중에서도 못된 사람들이 있고, 둘째가 아닌 사람 중에서도 훌륭한 사람이 많습니다.
결국,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과 은혜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에 거하는 자들입니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타락의 본성과 연약함과 어리석음을 가진 자들입니다.
은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내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하나님의 은혜를 구해야 하는 자들입니다.

주님, 오늘도 하나님의 은혜로 살게 하옵소서.
내 욕심과 뜻대로 살지 않게 하시고 주시는 은혜로 살게 하옵소서.


레위지파의 거주지는 각 지파의 분깃에서 얼마씩 받았습니다(54-81절).
레위지파는 한꺼번에 모여 사는 것이 아니라 각 지파로 삼삼오오 흩어졌습니다.
레위지파는 분깃이 없으므로 모든 지파에 균등하게 부담시키기 위한 배려이기도 했겠지만,
각 지파마다 하나님의 동행하심과 임재를 상징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각 지파 속으로 들어가서 삶의 현장에서 가르치고 하나님의 뜻을 전하기 위해서...

결국, 오늘날 왕같은 제사장된 하나님의 백성인 우리가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로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상 속에서 부름받은 우리는 다시 세상 속으로 파송되어서 사는 것이지요.
그것이 에클레시아(교회)된 우리입니다.

어느 교회 청년부 홈페이지 초기화면에는 이런 글이 써있다고 하네요.
"세상속에서 세상과 맞짱뜨자"라는... 의미하는 바가 참 큰 얘깁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마5:13-14)
우리는 교회 안의 소금과 빛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그 역할을 감당할 '세상의' 소금이며 빛입니다.

주님, 오늘도 직장과 사업장 속에서 구별된 자로 살게 하옵소서.
세상 속의 소금과 빛으로 살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