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 '돼지분양'을 시작합니다

by 이도수 posted Aug 2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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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일 오전예배를 마치고 한 성도님이 교회 사무실로 찾아오셨습니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6개월 정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면서 사장님이 건강 검진을 해보라고 300만원을 주셨다고 하면서 100만원을 들고 들어오셨습니다. 저도 놀래서 건강 검진하는데에 쓰시라고 하니, 나머지로도 충분히 검진을 할 수 있다고 하시면서 간곡하게 꼭 하나님께 드리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하루를 먹고 살기 어려운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이 생각났다고 합니다. 캄보디아, 스리랑카 등지에 어렵게 살고 있는 아이들이 생각나서 그 마음이 견딜 수 없어서 오셨답니다. 시간이 지나버리면 감동이 식을 수도 있으니까 그것이 사라지기 전에 돈을 들고 오신 겁니다. 그 분도 사는 것이 넉넉치 않아서 본인 건강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직장 생활을 하셨던 분인데, 본인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계신 것을 보니 마음이 쨘해왔습니다.


몇일 동안 기도하면서 이 귀한 100만원을 어디로 흘려보낼지 알아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캄보디아에서 사역을 하고 있는 권성대 선교사님이 돼지나 닭을 어려운 주민들에게 분양해 주어 그것들을 키워서 스스로 자립할 수 있게 하고 있는 사역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권선교사님 사역 현황 홈페이지로 들어가 보니 감동적인 내용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권선교사님이 게시판에 쓴 글을 약간의 편집과 발췌를 해서 이곳에 옮겼습니다.


"캄보디아는 아직도 국민 소득이 900$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빈민국입니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먹고 사는 것에 매달려 있습니다. 조그만 농토 하나에 7~8명이 되는 식구가 살고 도시 빈민은 월급 100$로 한달을 삽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노동력만 되면 공장으로 나갑니다. 당장 먹고 사는 게 급하다 보니 아이들 공부는 뒷전입니다. '희망'이나 '미래'와 같은 단어는 이 사람들에게는 자기들과 상관없는 사치품과 같은 것입니다.  


돼지와 닭을 쓰떵뜨러우, 쁘랙뜨롱, 썸므랑톰 세개 마을에 나누어 25가정에 분양했습니다. 먼저 분양 받은 집이 잘 되면 또 다른 집으로 분양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점점 지경이 넓어 질 것을 생각하고 그렇게 했습니다.  모두가 다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입니다. “이놈들을 잘 키워서 우리 아이들 중학교도 보내고, 고등학교도 보낼 겁니다” 공부 시키지 못해 자녀들에게 많이 미안했나 봅니다. 자식 위하는 부모 마음은 한국이나 캄보디아나 똑같습니다. 희망과 용기가 생겼습니다.  돼지와 닭을 받아 든 얼굴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네요.  


캄보디아는 일 년 내내 덥습니다. 좀 더 덥고, 좀 덜 덥고의 차이만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너무 어릴때 어미를 떠나면 잘 죽습니다. 그래서 좀 클 때까지 기다려 팝니다. 특히 병아리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잘 죽지 않는 중닭(중간닭)을 샀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의 부탁이기도 했구요. 닭은 돼지보다 먼저 샀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1개월 좀 더 지나면 알을 낳을 수 있습니다. 가정 경제에 실제적인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닭은 닭장에서 키우지 않고 바나나밭 같은 곳에다 방목을 합니다. 그래야 잘 죽지 않습니다. 물론 달아나지 못하게 그물로 울타리를 쳐 놓았습니다. 돼지도 어린 것은 잘 죽습니다. 그래서  한 달 된 것을 샀습니다. 이 사람들에게 돼지는 그냥 돼지가 아닙니다. 식구와 같습니다. 품에 안을 때는 아이를 안듯이 소중하게 안습니다. 돼지 한 마리가 이 사람들에게 이렇게 귀합니다. 지금은 두 마리지만  두 마리가 네 마리 되고, 네 마리가 여덟 마리가 되고, 여덟 마리가 열 여섯 마리가 될 것입니다. 그때는 충분한 자립이 될 것입니다. 그때는  먹는 것도 제대로 먹고 옷도 간혹 사입고  아이들 공부도 시키며 사람답게 살 것입니다"

 ... 중략 ...


권성대 선교사님의 글을 읽으면서 이곳에 100만원이면 큰 일을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도 그곳 캄보디아의 어려운 가정을 위해서 돼지를 분양해보고 싶다는 메일을 보냈더니, 그 다음날에 반가워하시며 기다렸다는듯이 답장이 왔습니다. 돼지 새끼 암수로 분양하면 8가정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돼지 새끼 한 마리에 60$ 정도 한다고 하네요.


그럼 가난한 나라 사람을 위해서 써 달라고 가져 온 100만원에 우리 교회에서 100만원을 보태서 200만원으로 우선 16가정에 돼지분양을 시작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상황을 보면서 돼지 분양하는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한 성도님이 들고 온 100만원이 씨드머니가 되어서 이렇게 캄보디아에 눈에 보이는 건물은 없지만 돼지은행이 설립된 겁니다. 돼지은행을 통해서 캄보디아에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가정을 많이 세워질 생각을 하니 마음이 참 좋습니다. 그 성도님께도 전화를 드렸더니 어린 아이처럼 너무 좋아라하면서 기뻐하시네요. 하나님이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의 귀한 일을 행하고 계십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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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선교사님의 돼지 분양 사역중에서 발췌한 사진 (사진 제공: 권성대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