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기려고 불을 켜는 사람도 있을까요?

by 박현덕 posted Apr 2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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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02.4.21. 주일새벽예배
본문: 마태복음 5:14-16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위에 있는 동네가 숨기우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안 모든 사람에게 비취느니라 이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취게 하여 저희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숨겨두려고 불을 켜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불을 켤때는 무언가를 밝히려고 켜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런데 왜 성경에서는 등불을 말 아래 두지 않고 등경위에 둔다는 가장 일반적인 상식을 강조하고 있는 것일까요? 혹시 그렇게 할까봐 그런 것일까요? 오늘 본문에 나오는 지나친 염려는 어쩌면 지나친 염려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인들을 빛에 비유하면서 가졌던 염려입니다. 빛이 그리스도인의 특징과 그 사명을 잘 나타내 주지만 빛에게는 없는 데 그리스도인에게는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일까요?

어두움 뿐이었던 우리의 삶에, 우리의 마음에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참 빛이 창조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있는 빛의 특성은 크게 두 가지로 말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밝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생명을 준다는 것입니다.

밝히는 빛의 특성은 구분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실 때 가장 먼저 창조하신 것이 빛입니다. 빛을 창조하신 후 가장 먼저 하신 일은 빛과 어두움을 나누신 것이었습니다. 빛은 그 존재 자체가 빛과 어두움을 나누게 합니다. 그것은 어두움보고 넌 어두움이야 라고 선포해서 어두움을 나누는 것은 아닙니다. 빛의 존재 자체가 어두움과 분리되고 있습니다. 빛된 그리스도인은 세상을 향하여 너희는 어두움이야 라고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의 존재 자체가 빛과 어두움을 구분하게 만듭니다. 또한 밝히는 빛의 특성은 인간의 모든 기능을 진정으로 발휘할 수 있게 만듭니다. 사람에게는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빛이 없다면 이 능력은 그야말로 무용지물이 되고 맙니다. 사방에 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캄캄한 방에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 사람의 시력이 1.0이건 1.2이건 2.0이건 상관이 없습니다. 빛이 없으면 인간의 볼 수 있는 기능은 전혀 쓸모가 없어집니다. 또한 빛이 없다면 들어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오히려 더 답답하겠지요. 들리기는 들리는데 보이지 않고 움직일 수도 없으면 말입니다. 우리 영혼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은 창조시부터 하나님을 알도록 지음받았습니다. 그러나 죄로인하여 타락한 인간은 하나님을 알지 못합니다. 그 영혼에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빛이 있어야 하나님을 알 수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의 사용하지 못하는 기능들을, 축복의 기능, 사랑의 기능, 천국을 이 땅에서 누리는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빛된 그리스도인의 사명입니다. 어두움으로 하나님을 볼수 없는 세상에, 어두움으로 천국을 볼수 없는 세상에, 예수를 증거하여 그 빛으로 하나님을 알고 천국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빛의 다른 한 특징은 생명을 자라게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화사하게 피어있는 꽃이라 해도 캄캄한 방에 가두어 놓으면 그 본래의 아름다움은 사라져 버립니다. 빛이 있어야 모든 식물은 그 참 아름다움을 드러냅니다. 인간도 마찬가지 입니다. 빛이 없는 곳에서 살아간다는 상상만 해도 끔직한 결과가 상상이 됩니다. 어두움만 있는 곳에서는 결코 생명이 자랄 수 없습니다. 빛은 생명을 자라게 합니다. 빛은 생명을 건강하게 만듭니다. 우리 안에 창조된 빛,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빛은 우리 영혼은 자라게 합니다. 우리 영혼을 건강하게 합니다. 이 빛이 다른 사람에게 비취일 때 다른 사람의 영혼을 자라게 합니다. "이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취게 하여 저희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우리는 우리가 지닌 이 빛을 다른 사람들에게 비취게 하여야 합니다. 이 빛은 다른 사람들의 영혼을 살립니다. 영혼을 자라게 합니다. 영혼을 건강하게 합니다.

빛은 이처럼 우리 삶을 환하게 밝혀 주며 우리를 자라게 합니다. 그런데 왜 성경은 빛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숨기려고 불을 켜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했을까요? 그것은 우리 그리스도인의 모든 특징이 빛이 지닌 특징처럼 세상을 밝게하고 생명을 자라게 하는 역할을 감당하지만 한 가지 그리스도인들에게 있는 빛에 대한 잘못된 오해가 그 빛의 영향력을 어둡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있는 빛에 대한 오해는 빛의 본질에 대한 오해입니다. 우리의 빛은 근원적인 빛 그 자체가 아닌 근원적인 빛을 반사하는 빛입니다. 우리가 빛 자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온 그 빛을,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그 빛을 세상에 비취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반사만 잘 해서 그 빛으로 세상을 비취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의 오해는 자신 스스로가 빛이라고 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내가 스스로가 빛이 되려고 할 때는 내 스스로의 부족한 부분이 보이기 때문에 세상에 밝히 드러낼 수가 없습니다. 어두움을 구별할 수 없습니다. 생명을 자라게 할 수 없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빛이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 안에 빛이 있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밝히 드러낼 수 있습니다. 내가 빛이 되려고 할 때는 나의 모습이 부끄러워 숨기고 싶고, 말 아래 두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내가 빛 자체가 아닌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빛을 세상에 반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면 숨길 필요가 없어 등경위에 두게 됩니다. 나의 인간적 나약함으로 움츠러들 필요가 없습니다. 세상에 그리스도를 증거하면 됩니다. 세상에 예수를 널리 증거하면 됩니다. 예수의 빛이 세상을 밝게하고 예수의 빛이 세상에 생명을 줄 것입니다.